1. 종목 선정 이유(삼천리자전거)
지난 며칠 동안, 주식 단테 님의 유튜브 강의를 쭉 들었다. '밥그릇 기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정리했다. 유튜버 주식 단테가 매매 대상으로 삼는 종목들은 '세력주'이다. 그는 개미가 절대 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을 매매 대상으로 삼는다. 고작 유튜브 강의를 몇 번 듣는 것으로 투자 실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면 모두가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의 나의 경험 속에서 막혀 있던 부분을 뚫어주는 느낌이 들었고, 앞으로의 매매 경험과 섞으면서 기준을 완성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았다. 단순히 차트 상의 모양이 밥그릇 모양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종목을 매매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밥그릇 속에 담긴 가격 변동의 의미와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기본적 분석과 매크로 분석도 함께 실시하여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오늘은 일단은 시장을 살펴보면서 밥그릇 모양의 종목들을 찾아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하면서 공부할 계획이었다.
여러 종목들을 관심종목에 추가했다. 그중 삼천리자전거는 일봉 상으로도 밥그릇 모양이었고, 분봉 상으로도 밥그릇 모양을 그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거래량이 상승한 것을 발견했다. 비록 큰 피뢰침이긴 했지만 최근 하락하는 시장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것이 분기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오늘 오전까지의 움직임 역시 하락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승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우선 지켜보는 종목으로 선정하여 움직임을 추적했다.
2. 매수 과정 및 타점 복기
삼천리자전거의 지난주 금요일의 주가 움직임을 보니 오후 12시부터 거래량이 증가한 것을 보았다. 그래서 오늘도 만약 움직인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주가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그런데 오전 11시가 되자 슬금슬금 호가창을 먹으면서 주가가 상승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이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금씩 조급해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말이다. 나는 매수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았었다.
11시 30분이 되어 호가창에 큰 매수주문이 박히는 것을 보고 자동적으로 매수 주문을 걸었다. 하지만 체결되지 않고 주가는 상승했고, 순식간에 고점에서 피뢰침을 그리며 몇 분 만에 주가가 내려앉았다. 나는 매수가 체결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저렇게 찰나의 순간 수익이라면 나는 매도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초에 매수할 계획도 없었는데, 왜 순간 불나방처럼 눈이 돌아갔던 것인지, 자신을 책망했다.
그런데 내려오던 주가가 더 하락하지 않고 누군가가 매수 주문을 넣는 것이 보였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반성하던 놈이 또 반사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결국 매수주문이 체결되었다. 그런데 매수하자마자 주가가 하락했다. 이런 제길, 또 습관대로 뇌동매매한 것인가?
일은 저질렀으니 서둘러 손절 기준을 잡아야만 했다. 시간 상으로는 오늘 종가까지만, 그리고 이동평균선 상으로는 5분 봉 상 20일선을 깨면 손절하자고 계획을 세웠다. 일봉 상으로도 좋다고 보았기에 더 지켜보아도 되겠으나, 매수체결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의식적 매매였기 때문에 익절이든 손절이든 오늘 안에 청산하기로 다짐했다.
3. 매수 후 움직임 복기
주가의 움직임은 절망적이었다. 5분 봉 상 4개가 음봉을 그리면서 내가 손절 기준으로 잡았던 20일 선까지 내려왔다. 지루한 시간이었다. 이미 손절 선은 터치했다. 하지만 큰 거래량으로 깨지 않았기에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호가창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면 누군가 매수 주문을 넣으면 곧바로 더 큰 물량으로 매도 주문을 넣는 것이 보였다. 시험 삼아 매수 주문을 소량씩 넣어 봤는데 곧바로 체결되었다. '아.. 이건 사람의 반응속도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주가를 누르도록 설정되어 있는 것일까? 일단 매수호가가 비워져 있을 때에는 매도 주문이 추가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어떤 의도로 이렇게 매도하는 것일까? 거래량을 함께 보니 매우 극소수의 거래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방금 전 피뢰침에서 매수 세력이 모두 나갔다는 말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거래량이 너무 적었다. 아직 나가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더 지켜보자며, 계속 매도를 대기했다. 큰 물량과 함께 1% 추가 하락이 나온다면 누르자. 나도 손절하기 직전이었다.
아무런 호가창의 변화도 없없고, 거래량은 점점 감소했다. 주가 추가 하락이 조금씩 멈추어 가는 것을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이 상황에서 '물타기'를 해서 탈출을 자주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물타기는 하지 않았다. 내 타점에 확신이 없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주가가 하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상승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본전까지는 절대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일방적인 각도의 하락이 아닌 것에서 희망을 품었다.
그러다가 밥을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지고 이것저것 꺼내고 왔는데 수익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엄청난 거래량이 연달아 체결되고 있었다. 큰 매도량으로 주가가 1~3% 하락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함께 매도했다. 결과적으로, 17%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
4. 잘못한점: 또 나온 나쁜 습관
지켜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간다. 본능적으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라는 상태가 되어버리면, 나도 모르게 조금만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가게 된다. 돈이 목적이 아닌 상태, 그저 습관적 도박 상태였던 것이다.
손가락을 잘라야 할까. 나도 모르게 매수하는 행동을 또 해버렸다. 왜 나는 습관적인 행동을 한 것일까? 그동안 읽었던 책들에 따르면, 우리 뇌는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가장 많이 반복했던 행동을 습관적으로 (에너지 소모 없이) 행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행동한 결과는 종종 더 큰 에너지 소모와 스트레스로 돌아오곤 했다는 점이다.
나는 멍 한 상태에서 시장을 '구경'하고 있었다. 2천 개가량의 종목들의 차트를 멍하니 돌려보면서, 그저 밥그릇 모양의 차트를 찾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수했을 뿐이다. 나의 노력과 의지와 상관없는 수익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나는 이미 그동안 수도 없이 이러한 과정을 겪었다.
두 번째 나쁜 습관도 나왔다. 그것은 '매도 후 재매수'였다. 위의 차트를 보면 고점에서 매도 후, 주가가 내 매도가보다 상승하자 다시 매수를 해 버렸다. 이는 '주가가 상한가를 갈지도 모른다'라는 막연한 FOMO에 의한 재매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가는 더 하락하였고 나는 본전에 급하게 매도하였다. 결국 오늘의 매매는 기존에 나를 손실로 이끌었던 습관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세 번째로는 '삼천리자전거'라는 종목이 왜 오르는지, 왜 오를 수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 분석을 전혀 행하지도 않았고, 재무상태를 분석하지도 않은 채 매매에 들어간 점을 들고 싶다. 차트만 보고 매매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으면서, 나는 결국 국 신중하지 못한 매매를 했다. 오늘 큰 손실을 입었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5. 잘한 점:일단 먹고 나왔으니 잘한 건가?
절대 아니다. 사실 17% 수익은 운으로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필 점심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뒤적거렸고, 그 사이에 주가가 쭉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보고 있었다면, 아마 나는 2~3% 수익에 만족하고 탈출하였을 것이다. 어찌 보면 운이 준 수익이다. 하지만 이 운을 운으로 끝내지 말고 내 실력으로, 경험으로 쌓아야만 한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작성한 것이기도 하다.
오늘의 매매에서 그나마 잘 한 점을 찾는다면, 매수 즉시 손절 기준을 잡고 지켜보면서 대응에 만반을 기했다는 점이다. 매수 직후 1시간 이상 손실 상태로 있었음에도, 나는 절망하거나 패닉 손절을 하지 않았다. 또한 손절 기준을 위협하는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버티어 냈다는 점도 잘한 점으로 들고 싶다. 5분 봉 상 20일 선을 건드렸지만, 확실하게 깬 것인지 아닌지 애매했다.
예전 같았으면 급한 마음에 빠르게 손절하고 다시 급등주를 추격매수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나는 섣부르게 절망감에 손절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손절 선을 그어 대응을 준비했다.
잘 한 점을 한 가지 더 찾자면, 시장의 2천 개 넘는 차트들을 몇 번씩 돌려보면서 착실하게 매매할 종목을 찾아내려 했던 나의 노력도 칭찬하고 싶다. 오늘도 역시 많은 급등주들이 있었지만 나는 나의 기준, '밥그릇'에 집중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종목들도 내 기준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 대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이는 수많은 선배 투자자들이 책과 유튜브 등을 통해 강조했던 '내 기준에 맞는 것만 매매하라'는 원칙에 충실한 것이었다.
결과론적인 말이긴 하지만 나는 운 좋게 급등할 종목을 찾아내었고,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아직 밥그릇 기법이 완벽한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긴 했지만, 원칙에 충실하여 종목을 차분하게 골라낸 것은 잘한 점이다.
6. 마치며:밥그릇에 대해 아직은 느낌이 오지 않는다.
오늘의 매매 일지를 요약해 본다.
나는 오전 11시 30분경에 삼천리자전거라는 종목을 매매했다. 매매 직후부터 주가는 하락하여 1시간 20분 동안 손실 상태를 겪었다. 주가는 손절 선 근처에서 하락을 멈춘 후 상승하여 결과적으로는 17%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매매 과정에서 '충동'과 '습관'에 의한 매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하는 매매였다. 기본적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차트상의 '밥그릇' 모양에만 의존한 매매였다. 또한 매도 후 급한 마음에 고점에서 재매수하는 최악의 습관도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
잘한 점을 찾자면 우선 주식 단테 님의 '밥그릇 기법' 공부를 바탕으로 종목 선정을 차분히 하였다. 또한 손실 상태에서 당황하거나 뇌동매매를 하지 않고 차분하게 손절 전략을 마련하며 수익까지 버티어 냈다는 점이 있다.
밥그릇 기법에 대해 많은 영상을 보았지만, 성과가 나온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한 것 같다. 이제 겨우 단 한번 매매를 해 보았을 뿐이다. 좀 더 경험을 쌓고 미비점과 보완점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오늘의 수익에 흥분해서도 안되고, 경거망동해서도 안된다. 손실이 발생했어도 나는 할 말이 없는 매매를 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렇게 오늘의 복기를 마친다. 이러한 작은 성공이 앞으로도 계속 많이 쌓이기를 고대한다. 언젠가 투자에 있어서 나만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매매 원칙을 만들 수 있을까? 몇 년이 걸릴지라도 나는 포기할 수 없다. 끝까지 가 보려 한다. 자신감과 차분함을 가질 수 있기를, 인내와 용기의 멘털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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