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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분석, 시장 분석

(4월 19일 금요일) 한국 시장 분석: 투자 원칙은 하락장에서 더욱 중요하다.

by stoploss 2024.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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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상한가 종목이 없었다. 

이 글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 및 공부 과정에서 작성되었다. 이번 주 금요일 장이 마감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상한가 종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제 하락장임을 시장 참가자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찐 하락장 냄새가 난다. 

나는 지난 4월 5일의 금요일 상한가 종목을 분석하면서 '금요일 상한가'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들 종목은 오늘도 큰 상승을 보였다. 결국 하락장이면서 금요일에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의 힘이 증명됐다고 본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종목이 없다. 찐 하락장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을 짓누르는 하락의 힘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힘의 정체는 무엇이며, 돈은 어디로 도망친 것일까? 비록 상한가는 없지만 급등 종목들을 살펴보자. 오늘도 허유파파님의 인스타그램에 다녀왔다.

 

테마맵
허유파파님의 주식테마맵 캡쳐

 

매수 기회일까? 시장의 이성은 아직 작동하고 있다. 

상한가가 없다고 해서 폭락이 발생한 것도 아니었다. 폭락장이라면 내 경험상 가진 돈 전부 털어서 매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의미한다. 코로나, 911 테러, imf 때처럼, 생각하지 않고 매도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지금의 시장은 그러한 공포의 장세는 아니다. 

왜냐하면 시장 참가자들이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그에 맞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포라면 논리가 먹히지 않는 일방적인 움직임이 나왔어야만 한다. 

위의 이미지에서 보이듯이 중동 전쟁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르는 힘의 핵심이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의 상승, 해운 운임의 증가라는 가능성을 보고 돈은 관련주 쪽으로 이동했다.(한국석유, 흥구석유, 흥아해운 등) 이와 동시에 전쟁 리스크 헷지를 의미하는 금과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이에 발맞추어 엘컴텍(금 관련주)도 들썩였다.

이구산업과 같은 원자재 값 급등시 급등하는 종목들은 이미 사 둔 원자재 평가이익에 대한 반영으로 상승한다. 원자재 값이 하락하면 다시 하락할 것이다. 따라서 추격 매수는 위험한 행동이다. 

이들로 돈이 쏠린 것은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전쟁을 기회삼아 돈을 벌겠다는 계산적인 행보라고 보아야 한다.  무지성 추격 매수는 금물이다. 저들은 수익을 노린 사람들이고, 수익이 발생하면 매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의 경험 상, 최소한 한 번의 더 폭락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다. 그때까지는 비상금을 꽉 쥐고 있어야 할 계획이다. 만약 폭락이 없이 상승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원자재 값 변동
탈출한 돈이 원자재로 이동했다.

 

환율과 원자재 값이 한국 경제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금, 비트코인, 원유가 의미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동안 달러 가격을 높여왔던 사람들이 달러를 팔고, 그 돈으로 원자재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구리 가격은 며칠 째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 증시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원자재가 없다.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은 비용 충격을 받게 된다. 게다가 환율도 방어가 되지 않고 있다. 비록 동아시아 국가 환율이 모두 상승했지만, 원화의 엔, 위안화보다 더 많이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다. 주식시장 가격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러가 고평가인데도 불구하고 달러는 미국 채권 금리 탓에 팔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화를 팔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시각은 광기와 공포에 휩싸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정확한 편이다. 인구절벽과 고령화, 중국 및 동남아의 추격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지는 않고,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과 '정치질'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공급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런데 미국이 그 반도체 생산을 자신들이 하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진입은 막고자 한다. 사실 장기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미국은 최대한 시간을 벌고, 그 사이 초격차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이 떼어내어 맡겨온 반도체 생산 업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키워야만 한다. 그동안 고급 인력과 부단한 노력으로 지켜온 먹거리를 인도, 일본 등에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다.

단기적으로 올해 말에 내수 시장 위주의 기업들의 실적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수입 물가가 높아졌는데, 판매 가격을 높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테마에 휩쓸려 핵심을 놓치지 말자.

가장 먼저 인버스 차트를 확인했다. 오늘이 중요한 캔들이다. 쉬지 않고 올라온 추세의 고점에서 큰 매물이 나타나 윗꼬리를 만들었다. 

인버스 차트
kodex인버스 차트

 

전 고점은 터치하지도 못했고, 전전 고점이자 지난 23년 10월 31일 하락장 당시의 가격 대비해서 크게 빠진 상태다. 회복하려면 시장에 폭락이 나와야 한다. 올해 4월이 되어 반등이 강하게 올라왔으나, 오늘 긴 윗꼬리 캔들로 인해 다시 하락 반전의 신호가 발생했다.

인버스의 하락 추세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 말은 한국 증시의 상승 추세도 아직 진행 중이라고 보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다시 하락하고 있지만,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2차 전지 관련주들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이 확인된다. 

돈이 몰리는 종목에 매수하는 '모멘텀 투자'라는 원칙과 '싸고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라는 원칙이 충돌하는 시기가 왔다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한 가치투자자가 드러난다. 큰 손실에 매도한다면 그들은 가치투자자가 아니다. 하락장은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장세다. 

나는 사실 가치투자자는 아니다. 아직 투자 철학을 확립하지 못했다. 비록 가치투자자는 아니지만, 목요일에 네이버를 매수했다. 충분히 싼 가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1% 대 수익이 발생한 상태다. 

네이버 차트
네이버 주봉 차트. 코로나 폭락 직전 가격으로 돌아왔다.

 

투자의 원칙에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내 생각에 투자의 핵심은 "싼 가격에 좋은 기업"을 매수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비싼 가격에 좋은 기업을 매수하는 것이다" 무조건 좋은 기업을 매수해야 한다. 싸다는 이유로 망할 회사를 매수하는 것만은 피하자는 것이 나의 투자원칙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가에 대하여 사람들의 말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정립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마치며 : 투자 원칙은 하락장에서 더욱 중요하다.

상한가를 만들지 못한 이유는 금요일이라는 점, 또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리스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 생각에 주가 상승을 만든 사람들이 한 번에 모두 빠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추가 상승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윗꼬리가 너무 길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결국 주식 투자는 예측과 대응이라는 두 큰 행동 중간에 확고히 자리잡은 원칙이 있어야만 한다. 이 원칙이라는 한 단어에는 수많은 행동 양식이 포함되어 있다. 안전 마진의 원칙, 리스크 관리의 원칙, 익절의 원칙, 손실 최소화의 원칙 등이 존재할 것이다.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에 맞는 원칙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수익과 손실보다 원칙을 지키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주식 시장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늙어도 열리고, 망해도 열리고, 죽어도 열린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자신의 투자 원칙을 다듬고 지켜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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